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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발리에서 생긴 일(?)

7. 발리의 빈민(?) 문화를 알아봅시다.

by YDZD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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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윤동짓달 입니다. 이 글은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니, 인상을 찌푸리는 글을 읽기 싫으신 분들은 이 글을 읽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일단 글을 써내려가기 이전에 제가 이야기 드리고 싶은 건, 저는 그 어떤 봉사 단체에도 기부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선한 영향력(?) 이런거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입니다. 그저 중졸의 학력에 고등학교를 중퇴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현재의 자리에 있는 사람입니다. 현재의 자리라고해도 형편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고, 제가 과거에 쓴 몇 개의 일상 글들을 읽어보면 산전수전 나름대로 겪으면서 살아온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래도 시리아 난민이나 전쟁 지역의 사람들, 아프리카 중에서도 아주 빈민국에서 자라는 사람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어렵게 구걸을 해서 사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말이죠. 

어찌 되었든 글을 쓰며 여러분들께 이야기 드리고 싶은 건 저는 취미로 유튜브 영상도 찍고, 블로그에 글도 기재하고 그렇게 사는 사람 중에 한 명 입니다. 하지만 이번 글은 조금 무거운, 그리고 신중한 마음을 가지고 써내려 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사진과 영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 일기 같은 유튜브 영상을 종종 찍곤 하는데, 왜인지 아이들이 등장을 하면 조회수가 조금 더 나올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행복한 아이들이 아닌, 비극속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지고 영상 장사를 하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잖아요? 지금은 비극과 고통속에 있을지 몰라도, 훗날에 커서 무언가를 이룬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그러한 과거를 보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 저 역시도 아픈 과거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저는 발리에서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아마 제 아내를 만나서 함께 나눈 사랑과 결혼 생활에서 얻은 행복 다음으로 발리에서 지낸 날들이 저는 행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천진난만했고, 순박했고, 게중에 나름대로(?) 나쁜 아이들 역시 한번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순박하고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으니까요. 어찌되었든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에서도 저는 처음에는 그저 시선을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바로 도로에서 휴지를 팔면서 구걸을 하는 아이들, 해변에서 구걸을 하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을 보면 왜인지 시선을 피하고 싶고, 못본 것처럼 지나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해외 여행자가 하는 행동을 보고,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건 다름 아닌, 정말로 여행자로서 부끄러운 일인데,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신호 대기 중에 아이들이 차의 문을 두드리며 휴지를 사달라고 그렇게 구걸을 하는걸 차라리 못본척 지나치면 될 것을, 차안에서 먹던 햄버거를 마치 짐승에게 던져주듯이 아이에게 던져 주는 모습을 보고 너무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내려서 따지고 싶었는데, 운전을 하던 기사님이 말리고, 신호가 바뀌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는 못했지만 그 기억은 아마 발리에서 최악의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날 밤 저는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햄버거를 던져주는 관광객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그 위험한 도로에 떨어진 먹다 남은 햄버거를 아이가 주워먹을지 말지 망설이는 그 모습이 제 기억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잠에 들기가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서 그 당시에 저의 이동을 도와주던 기사에게 저런 아이들은 나중에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관해서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기사가 담담하게 이야기하는데, 남자 아이들은 직장을 대부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라이더나 운전을 하는 일을 하거나 혹은 농사 일을 하는 선택지가 있고,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14세에서부터 성매매를 시작하거나 혹은 결혼을 일찍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정말 블로그에 이런 이야기까지는 안 쓰려고 했는데, 어떤 여자 아이는 나중에 커서 이쁜 언니들처럼 지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데.. 더 자세한건 이야기 안 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시대에서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이들을 왜 교육하지 않고 보호하지 않는지 속이 끓었지만, 단 한명의 분노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안쓰러운 표정으로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일 후 저는 렘뿌양 사원으로 갔다가 어느 한 가든에 들러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따로 이때의 영상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주고, 어려보여서 작게나마 성의를 보이려고 팁을 주며 몇살이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겨우 20살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참 어린 나이고, 영어도 잘하니, 열심히 일해서 대학도 다니고, 좋은 미래를 가지라고 예의상 이야기를 했는데, 그럴 수 없다고 하더군요. 이때 제가 아차! 싶었는데, 역시나 아이가 셋이나 있어서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겨우 20살인데 말이죠. 안쓰러운 표정을 지을 수도 없었고, 남편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 볼 수도 없었습니다. 

발리의 어느 한 가든에서

그저 돌아와서 '좋은 기억만 남기자' '좋은 기억만 남기자' 라는 생각을 반복되게 머릿속에 맴돌게 했지만, 차마 발리에서 본 이 모든 선명한 일들을 잊기에는 무리가 있더군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하나의 방법을 떠올렸습니다. 저 역시도 여행자이기에 돈이 그리 넉넉치 않은 형편이라 한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신경쓰지 않고 창고에 박아둔 물건들을 좀 팔아서, 모든 이들을 도울 수는 없지만, 제가 거주하는 곳 인근 도로가에서 일하는 아이들에게 한국돈으로 1~2천원하는 아침 밥 정도 사 먹이고, (아이들이 아침은 거의 굶고 점심에는 대나무 잎 같은 거에 아이 주먹 정도 크기의 밥이나 면으로 거의 하루를 떼우는거 같아서...) 도로에서 휴지 파는 아이들의 휴지를 좀 사주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관광지에서 어린 나이에 서빙을 하는 친구들에게 작은 팁이라도 줘서 '더 환하게 웃는 모습에 미소로 답하자' 라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랬더니, 발리에서 여행을 하면서 나름대로 여행을 즐기는 시간에 그 동안 봤었던 일들에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을 수 있더라고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적어도 발리 여행을 계획 중이시거나, 혹은 발리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께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혹시나 발리 여행 중에 위험한 도로가에서 휴지를 파는 아이들, 해변에서 구걸을 하는 아이들을 보게 되신다면 1만 루피아 정도라도 기부해주시면 어떨까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물론 여행자는 여행에서 얻는 추억이 가장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여행에서 작은 금액으로 작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여행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이 된다면 이 아이들 역시도 나중에 현재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었을 때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겠나라는 그런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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